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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아닌 가족의 병, 알코올 중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3-09-29
조회 :
4531
* 출처 : 네이버캐스트 생활속의 심리학, 2012년 08월 13일

개인이 아닌 가족의 병

알코올 중독

미국 유학 초기에 필자는 한국 친구 중 한 명의 심리상태를 분석한 페이퍼를 수업과제로 제출한 적이 있었다. 나름대로는 잘 쓴 페이퍼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결과는 C가 아닌가.

그리고 교수님의 말씀, “이 사람은 알코올 중독이 의심되는데 넌 그 중요한 문제를 간과했다. 좋은 페이퍼가 아니다”였다. 

낮은 점수에 불만을 품은 필자는 “일주일에 2-3번 맥주 6병을 마시는 정도는 한국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맥주는 알코올 돗수가 높지 않아 부작용이 덜 하지 않는가” “문화의 차이를 왜 인정하지 않는가” 등의 주장을 했지만, 교수님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날 이 후로 술을 즐기는 것과 알코올 중독의 경계선은 어디인가에 관해 미국의 알코올 중독 전문치료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들과의 열띤 토론의 결과는? 허무하게도 ‘It depends’ 즉 ‘상황에 따라서’였다. 그만큼 알코올 중독을 한마디로 정의하고 진단하는 하는 일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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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 진단


알코올 중독을 한마디로 정의하고 진단하는 하는 일은 쉽지 않다.<출처: gettyimages>

알코올 중독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양 또는 술의 종류를 기준으로 진단하는 정신장애가 아니다. 대신 알코올 중독의 진단은 1) 술에 대한 자제력이 얼마나 있는가 2)음주로 인한 신체적인 문제는 없는가 3) 술로 인해 사회적, 가족적, 직업적인 활동에는 문제가 없는가에 달려있다. 예를 들어 계속적인 음주로 영양결핍, 간의 기능 저하, 기억력문제 등의 신체적인 문제를 겪거나, 가정 내 폭력, 직업상실, 음주운전, 주폭 등의 사회적 문제 혹은 불안, 우울, 환청 등의 정신적 문제를 겪고 있다면 마시는 술의 종류나 양과 상관없이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 한다.

미국정신의학회 진단 및 통계편람 (DSM-IV)에서는 알코올중독을 알코올의존 (Alcohol Dependence)과 알코올남용 (Alcohol Abuse)으로 구분하여 다음과 같이 진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알코올 의존의 진단 기준: 지난 12개월 내에 아래의 7개 항목 중 3가지 증상을 경험한다. 

1. 술에 대한 내성이 나타난다. 즉 같은 양의 술로는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없어 점점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게 된다. 
2. 금단증상이 있거나 금단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계속 술 (즉 ‘해장술’)을 찾게 된다. 금단증상이란 금단시기 (술의 양을 줄이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기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손이 떨리고, 불면증이 있고, 속이 안 좋고, 불안과 긴장을 느끼며 심한 경우에는 환청이나 환각을 경험한다. 
3. 술을 먹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양의 술을 마시거나 장기간 마신다. 
4. 술을 줄이거나 끊어야겠다 굳게 결심하고 노력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5. 술을 구하거나 먹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노력과 시간을 허비한다 (예: 술을 사기 위해 밤에 몇 시간씩 영업하는 상점을 찾아 다니거나 가족들이 잠자리에 들기를 기다렸다 몰래 감춰놓은 술을 마심)
6. 술 때문에 중요한 사회적, 직업적 및 여가활동을 포기하거나 줄인다. 
7. 술 때문에 몸과 마음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계속 술을 마신다. 예컨대, 술을 마시면 싸움에 휘말리거나, 이미 간 기능이 많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술을 마신다.

알코올 남용의 진단기준: 위에 언급한 알코올 의존의 기준에는 만족하지 않지만, 계속되는 음주로 지난 12개월 내에 아래의 4개 항목 중 1가지 이상을 경험한다. 

1. 계속되는 음주로 인해 직장과 학교 및 가정에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직장인의 경우 술로 인해 작업성과가 나쁘고, 학생의 경우 자주 결석을 하고, 성적이 떨어지며, 가정주부의 경우 자녀를 돌보지 않거나 가사를 등한시한다. 
2. 신체적으로 위험한 상황에서도 계속 음주를 한다 (예: 음주운전). 
3. 음주와 관련하여 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예: 주폭으로 경찰에 체포된다) 
4. 술로 인해 사회적 혹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데도 음주를 계속한다. 


다른 알코올 중독의 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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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은 가족의 병

알코올 중독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많은 상처와 고통을 준다. 그래서 알코올 중독은 ‘개인의 병’이 아닌 ‘가족의 병’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알코올 중독자의 가정과 가족들은 어떤 모습일까? 우선, 알코올 중독자의 가정 분위기는 중독자의 기분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중독자가 술을 마시지 않고 기분이 좋으면 가족들은 그의 기분을 망치지 않도록 조심스러운 행동을 하고 아무 문제 없는 듯 행동한다. 반면 중독자가 술을 마시고 공격적인 언행(예: 언어폭력, 배우자 구타 및 강간, 자녀폭력)을 하면 가족들은 숨을 죽이고 감정표현을 억제한다. 

이렇듯 가족들은 자신의 욕구보다는 중독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중점을 두며 열린 대화를 피한다. 

또한 중독자가 있는 가정은 주로 외부세계와 단절되어 있다. 상황이 더 악화될까 봐 또 주위의 시선이 두려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어 문제를 털어놓지 못하고 외로움과 고립감을 느낀다.


알코올 중독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많은 상처와 고통을 준다.<출처: gettyimages>

예를 들어보면, 알코올중독자 가정의 ‘일상’은 이렇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는 초저녁 시간부터 잠자리에 드는 시간까지 술을 마시면서 부인과 자녀들에게 언어폭력을 가한다. 

12시에 아버지가 잠든 후에야 부인과 자녀들은 방으로 들어가 쉴 수 있는 자유가 생기고, 언어폭력으로 받은 상처 때문에 새벽까지 울다 지쳐 잠이 든다. 

신체적 폭력이 있는 날은 그 마음의 상처가 더 크다. 그러나 그 다음 달. 부인은 남편의 해장국을 끓이고, 자녀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아버지와 아침을 먹고 학교를 간다. 

이렇게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부인과 자녀들의 분노와 증오심은 커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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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자의 자녀들 (ACOA: Adult Child of Alcoholics)

부모의 알코올 중독이 자녀들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들이 계속적으로 발표되면서, 알코올 중독자의 자녀들을 위한 전문적 치료와 친목 모임이 많이 생겨났다. 

알코올 중독자의 자녀들은 계속되는 중독자의 폭력 (신체적 폭력만큼 언어와 정서적 폭력도 심각하다)으로 불안감과 공포 속에서 분노와 죄의식을 느끼며 살아간다. 

또한 아버지의 음주와 가족들의 문제들이 자신의 잘못인 거 같아 괴로워하고 그로부터의 탈출을 바라지만 어머니의 안녕이 걱정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물론 어머니가 알코올 중독자인 경우도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아 정체성이 부족하고 자신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증오하는 동시에 남들의 인정과 사랑에 굶주려 있다. 

버림받는 것을 두려워하여 조금 친절을 베푸는 사람에게 쉽게 정을 주고 그 사람의 요구를 맹목적으로 들어주다 상처와 피해를 입기도 한다. 

반대로는 타인을 지나치게 믿지 못해 친밀한 인간관계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결국은 감정적으로 무감해지거나 계속 쌓아온 감정들을 정신병리적 형태 (예: 섭식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불안장애, 강박장애, 우울증)로 표출한다. 

완벽주의, 과민한 성격, 충동적인 성격, 우유부단 등의 성격을 보이기도 하며 성인이 된 후에 약물남용이나 약물의존의 문제를 가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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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중독의 치료

알코올 중독자를 위한 치료는 개인치료, 결혼치료, 가족치료, 집단치료, 입원치료, 외래재활치료 등이 있는데, 이러한 치료들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알코올 중독이 ‘가족의 병’이기 때문에 개인치료와 가족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중독의 회복과정에서는 개인치료와 집단치료를 함께 받는 것이 중독의 재발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자의 가족들에게도 개인상담 또는 서로의 문제점을 공유할 수 있는 집단모임들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마음의 상처가 깊어지기 전에 알코올 중독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세상 밖으로 나와 전문치료를 받기를 적극 권장한다.


김은하
Adler 대학 심리학과 교수
성균관대학교 아동학과 졸업.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석사. Ohio State University 상담심리 박사. Licensed clinical psychologist in Illnois. 현재는 미국 Adle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주요 저서 및 논문은 다음과 같다. Academic experience of Taiwanese counselors and psychologists in Taiwan after studying in the United States.Journal of Asia Pacific Counseling(2011); Value enculturation and collective self-esteem: The role of social context among Asian-American college students.Psychological Reports(2011); Theory and practice of positive feminist therapy:Aculturallyresponsiveapproach to divorcetherapy with Chinese women.International Journal for the Advancement of Counselling(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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